돈본철 맞짱 썰 연대기 1화 (니가 나 꼴아봤냐?)

제목: “니가 나 꼴아봤나?”
장소: 부산 서면 포차거리
시간: 밤 11시 42분
상황: 술 취한 남자 둘, 그리고 돈본철
본철은 그날, 홍어무침을 안주 삼아 소주를 세 병째 비우고 있었다.
같이 앉은 건 예전 교도소 동기 ‘팔봉이’. 둘 다 전과자지만, 오늘만큼은 자유였다.
“야 본철아, 니가 감빵에서 때린다는 놈이 이만했다며? 씨 불… 그건 거짓말이다 아이가.”
본철은 피식 웃었다.
“그건 니가 못 봐서 그래, 팔봉아. 근데... 저기 저 새끼는 왜 자꾸 날 꼴아보냐.”
바로 옆 테이블, 30대 후반쯤 돼 보이는 남자 둘이 있었다.
한 명은 검정 롱패딩을 입고 있었고, 다른 한 명은 치킨 다리를 십으며 눈을 흘기고 있었다.
특히 그 중 한 명, 빨간 야구점퍼. 본철과 몇 번 시선이 엇갈렸다.
“야, 너 지금… 나 쳐다봤나?”
“...뭐?”
“야 이 씨, 나 꼴아봤냐고. 방금.”
“니가 뭔데 내가 니를 본다 말이가. 술 좀 줄이고 다녀라, 미친 새끼야.”
그 한마디에, 테이블은 박살났다.
소주병이 굴러갔고, 홍어무침은 공중에 흩어졌고, 본철은 테이블을 가로질러 날아들었다.
“이 시끼야—!!”
첫 주먹, 옆광대 적중.
상대의 얼굴이 돌았고, 팔봉이는 벌써 의자를 들고 있었다.
하지만 빨간 점퍼도 한 주먹 하는 놈이었다.
본철의 옆구리를 후려쳤고, 숨이 잠깐 끊겼다.
“퍽!”
몸이 흔들렸고, 벽에 부딪혔다.
하지만 본철은 멈추지 않았다.
“...이래서 내가 술자리 안 좋아한다.”
그는 바닥의 병을 들었다.
그러나 깨지는 건 병이 아니라 사람의 자존심이었다.
결국 경찰이 출동했고, 모두 사건 미합의 상태.
팔봉이는 도망쳤고, 본철은 유치장에서 하룻밤을 보냈다.
경찰관이 말했다.
“니 전과 몇 개냐, 돈본철. 이쯤 되면 그냥 싸움 전문가 아이가.”
본철은 피식 웃었다.
“싸움이 아니고, 응징입니다. 사람한테 눈을 줄 땐, 책임도 줘야 되는 법이거든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