돈본철 맞짱 썰 연대기 2화 (깜빠긔 안키냐잉~)

제목: “깜빡이도 안 켜고 끼어드네”
장소: 부산 연산동 시내도로, 퇴근길 차량 밀집 구간
시간: 오후 6시 18분
상황: 본철, 자가용 경차 운전 중. 옆차선 SUV 끼어들기 사건 발생
본철은 요즘 중고 경차 모닝을 굴리고 있었다.
보험은 최저치로, 블랙박스는 배터리 방전 중.
퇴근 시간, 도로는 꽉 막혀 있었고, 라디오는 이상한 트로트만 흘러나왔다.
앞 차와의 거리 1.2m.
그 짧은 틈새를 노리고 은색 투싼이 깜빡이도 없이 쑥 밀어넣었다.
브레이크를 급히 밟은 본철은 욕이 튀어나왔다.
“X발... 깜빡이도 없이 들이대네, 미친놈이.”
차선 안쪽으로 밀려든 SUV는 앞머리만 들이밀고는 멈췄다.
완전한 합류도 아닌, 반쯤 걸친 채로 비켜설 기미도 없이 버티고 있었다.
본철의 눈이 돌았다.
신호가 바뀌자마자, 본철은 옆으로 바짝 붙여 클락션을 4초간 눌렀다.
SUV 창문이 살짝 내려오더니,
운전석에서 선글라스를 낀 남자가 고개를 내밀었다.
“뭐 씨X? 왜 빵빵거리노?”
“깜빡이는 장식이가. 사람이 선 넘으면 안 되지.”
“그냥 들어간기다. 좁잖아. 니 뭐, 기분 나쁘가?”
“나쁘지. 근데 니 얼굴 보니까 더 나쁘다. 내리자.”
도로변 공영주차장 옆, 둘은 동시에 문을 열었다.
본철은 슬리퍼를 툭 차고 나왔고,
상대는 키 180쯤 되는 체격 좋은 남자.
한눈에 봐도 헬스 좀 한 놈이었다.
“니 주먹 쓸 줄 아나?”
“니부터 맞아볼래?”
첫타는 본철의 ‘복부 찍기’였다.
정확히 명치 아래로 들어간 훅.
상대가 움찔하는 순간, 본철은 주저 없이 오른손 훅을 턱에 밀어붙였다.
“퍽!”
소리와 동시에, 선글라스가 날아갔다.
상대는 균형을 잃었고, 주차장 바닥에 무릎을 꿇었다.
“야… 진짜 칠 줄은 몰랐네 이 새끼…”
“니가 먼저 사람 무시했잖아. 도로에서 양보는 옵션 아니다, 기본이다 이 기레기야.”
결국 행인은 경찰을 불렀고, 상황은 파출소로.
상대는 전치 2주의 타박상 진단서를 들고 병원으로 갔고,
본철은 경찰에게 물었다.
“깜빡이 없이 끼어드는 건 벌금 없어예?”
“그건 과태료지. 사람 때리는 건 형사야.”
본철은 고개를 끄덕이며 중얼거렸다.
“그니까, 사람을 먼저 눌러야 된다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