돈본철 맞짱 썰 연대기 3화 (락커룸 맞짱썰)

제목: “락커룸 타월 하나 때문에”
장소: 부산 수영구 A휘트니스 락커룸
시간: 오전 10시 55분
상황: 샤워실에서 타월 문제로 갈등, 갈등 → 말다툼 → 주먹다짐
돈본철은 요즘 헬스 중독자 코스프레 중이었다.
몸 만드는 게 아니라, 땀으로 속죄하는 척하려고.
A휘트니스는 조용하고 샤워 수압이 셌다.
그가 좋아하는 곳이었다.
운동을 마치고 샤워실로 향한 본철.
수건 보관대 앞, 단 두 장 남은 타월.
본철이 하나를 집는 순간, 옆에서 뻗어든 손.
“아저씨, 이거 제가 먼저 본 거예요.”
돌아보니 핏대 선 20대 중후반, 민소매에 슬리퍼.
딱 봐도 인스타 헬창 느낌.
“봤다고 니가 잡은 건 아니잖아. 내 손이 먼저 닿았으면 끝난 거지.”
“와 진짜, 이 나이 처먹은 아저씨들은 왜 다 이래?”
"다 이래?"
그 한마디에, 본철의 미간이 찌그러졌다.
그는 조용히 타월을 내려놓고, 상의 탈의했다.
“그럼 니가 한 번 써봐라. 내가 양보했는지, 니가 뺏은 건지, 오늘 기억에 남게 해줄게.”
상대는 한 발 물러나더니,
“와 진짜 뭐하노. 나 안 싸운다.”
하지만 뒤에서 중얼거린 말.
“꼰대 새끼 하나 날뛰네.”
“다시 말해봐라, 방금.”
락커룸은 순식간에 전쟁터가 되었다.
본철은 상대의 가슴팍을 밀치며 락커 쪽으로 몰아붙였다.
그 반동으로 문짝이 벌컥 열렸고, 알루미늄 소리가 쾅하고 울렸다.
상대도 맨몸이었다. 피하지 않고 왼주먹을 날렸다.
본철의 턱에 적중. 피는 안 났지만 “찰싹”하는 소리.
그러자 본철은 허리를 낮췄다.
전과자 특유의 싸움 폼. ‘붙잡고 내리꽂기’.
“퍽!”
상대는 타일 바닥에 허리부터 떨어졌고, 잠시 숨을 몰아쉬었다.
“형… 미안합니다. 진짜… 말이 좀 셌네요…”
하지만 본철은 멈추지 않았다.
타월을 집어 그의 얼굴에 던지며 말했다.
“타월 하나면 되잖아. 그깟 한 마디가 뭐라고 니 인생을 여기까지 끌고 오노.”
관리자가 들어왔다. 경찰이 불렸고,
둘은 샤워도 못 하고 팬티만 걸친 채 파출소로 향했다.
경찰관이 말했다.
“락커룸에서 싸움 난 건 처음 봅니다. 이유가... 타월?”
본철은 씩 웃었다.
“타월이 아니고, 존중이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