돈본철 맞짱 썰 연대기 6화 (노래방에서 열받은 돈본철)

제목: “다음 곡 내가 고른 거라고!”
장소: 부산 남포동 2번 출구, 노래방 304호
시간: 밤 10시 14분
상황: 본철, 지인들과 소맥 말아 노래방 방문. 리모컨 잡고 다투다 싸움 발발
본철은 오랜만에 고교 동창놈들을 만났다.
십수 년 전, 철창 넘고 나서도 몇 명은 그를 떠나지 않았다.
그날은 순수하게 놀기로 한 날이었다.
“노래 한 곡, 시원하게 부르자.”
남포동 노래방 304호.
소맥이 돌고, 트로트가 튀고,
본철은 김현자의 <멍에>를 예약해두었다.
그런데 갑자기,
곡이 이승기의 <삭제>로 바뀌었다.
“야이 씨, 내 곡은?”
“형, 내가 방금 넣은 건데요?”
뒤에서 리모컨을 쥔 덩치 큰 후배 철민.
허세 가득한 눈빛으로 리모컨을 흔들며 말했다.
“선배님이 부르기엔 분위기 안 맞아서요.
요즘은 감성가야죠.”
순간, 본철의 술기운이 식었다.
“지금... 니가 분위기를 판단하노?”
“아뇨, 그냥... 제가 고른 곡이니까요.”
“내가 먼저 눌렀잖아. 근데 니가 리모컨 뺏고 곡 지워?
이건 존중이 아니고, 짓밟기다.”
철민은 웃으며 말했다.
“형님, 그냥 한 곡 빨리 부르자는 건데 뭘 그리 심각하게…”
리모컨이 공중을 가로질렀다.
본철의 손에서 날아간 리모컨은 철민의 어깨에 정통으로 박혔다.
“퍽!” 소리와 동시에, 철민이 뒤로 밀렸다.
“형이 왜 그래요, 진짜?”
“진짜? 지금 그 말 한 거 후회하게 해줄게.
형으로 살기 싫으면 남으로 맞을 준비해라.”
좁은 노래방 안, 싸움이 시작됐다.
철민은 몸을 낮춰 돌진했다.
그러나 본철은 테이블을 발로 밀며 거리 확보.
철민의 손이 본철의 옆구리를 잡는 순간,
본철은 마이크 줄을 감아 철민의 목에 걸었다.
“휙!”
철민은 기침하며 주춤했고,
본철은 빈 소주병을 들고 위협했다.
“부르다 죽을래, 부르고 나가래?”
친구들이 황급히 말렸다.
방 밖에선 직원이 문을 두드리며 소리쳤다.
“고객님들! 안 됩니다! 손님 싸움 안 됩니다!”
본철은 마이크를 내려놓고 숨을 골랐다.
그리고 조용히 말했다.
“이 방에서 중요한 건 리모컨이 아니고, 순서다.
그걸 무시하는 놈은... 친구도 아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