희망을 담은 8회였지만
결국,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았다

방망이는 허공을 할퀴었고
출루는 꿈결처럼 사라졌다

첫 타석, 빠른 공에 놀란 눈빛
둘째 타자, 흔들리는 중심
셋째 타자, 결과는 뻔한 플라이

이닝은 단 세 번의 숨결로 꺼졌다

관중의 탄식은 바람을 타고 흩어지고
상대 팀의 벤치는 웃음을 터뜨린다

엘지쌍둥늬의 공격은
오늘도 조용히 접혀버린 종이학처럼

그렇게
기억될 것이다

8회, 무득점
그들의 이름 앞에 남겨진
숫자 하나 없는 쓸쓸한 증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