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돈본철의 리별공식) 돈본철의 코코넨네

어둠의 끝에서 술기운을 쥐고
골목길 철문 앞에 기대선 사내 하나
그의 이름은 돈본철
누구도 묻지 않았지만
스스로 말하고 싶던 이름
밤은 흐느끼고
골목 가로등은 술잔을 비추며
그의 그림자를 늘렸다 줄였다 하였네
“코코넨네…”
입안에서 부서지는 말
이별의 인사인가,
다정한 주문인가
그 말 한 줄에
몇 번의 후회와
몇 겹의 사랑이 숨어 있었는지
아무도 알 수 없었다
담배 한 개비 꺼내
손등에 불을 붙이며
그는 말했다
“다 내 잘못이지…
그래도 오늘은
잊고 싶어서, 잊히고 싶어서…”
그리고 다시
“코코넨네…”
세상 어디에도 없는
그의 작별
술은 식고
밤은 깊었고
돈본철은 혼잣말로
자신을 재웠다
코코넨네,
이제 잊으소서
그리고
잘 자소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