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신 돈본철》 제2화: 로드맵의 파동, 그리고 흑룡회의 초대

서울 반포, R카지노 프라이빗홀 – 새벽 1시
딜러 레이라가 교체되고, 중년 동양계 남성이 자리에 앉았다. 정갈하게 다듬은 수염과 까만 와이셔츠. 딜러복이 아닌 일반 셔츠를 입었지만, 그 누구도 그에게 제지하지 않았다. 카지노 매니저조차 허리를 굽혔다.
“돈본철씨. 인사드리게. 이 분은 오사카 흑룡회의 사카자키 회장님 측 브로커, 스기우라 유우지상입니다.”
돈본철은 담배를 피려다 손을 멈췄다.
“일본에서 직접 왔단 말이야? 여긴 내 구역인데.”
“오늘부로 테이블, 반은 우리 겁니다. 규칙은 간단해. 같은 슈에서 1천만 원 이상 이기면 다음 슈는 우리 테이블로. 반대로 지면, 내 룰을 따르시지요.”
“룰이라… 좋다. 게임으로 말하지, 입으로 말하지 말지.”
현재 슈: 뱅-뱅-플-뱅-플-플
“로드맵 보시죠.”
스기우라가 손가락으로 ‘빅아이 보이’를 짚었다.
빅아이 보이는 바카라 로드맵 중 하나. 슈의 비정상적 패턴 변화를 잡아내는 고수의 지표.
“플레이어가 2연속 나왔죠. 다음은 뱅커일 확률이 큽니다. 여기, ‘찌름’이 보이시죠?”
“아니.” 돈본철이 단호히 말했다.
“지금 슈는 ‘슬리핑 드래곤 슈’야. 뱅-플이 교차하다가 한쪽으로 잠긴다. 이번은 플. 다음도 플.”
“하하… 배짱 좋으시네. 그럼 베팅으로 말하시죠.”
돈본철: 플레이어 500만 원
스기우라: 뱅커 500만 원
딜링.
플레이어: 2-6 = 8
뱅커: 3-4 = 7
“플레이어 승! 에잇 포인트 클리어!”
테이블이 살짝 술렁였다.
스기우라의 눈이 가늘어졌다. 그는 잽싸게 펜을 꺼내 다시 빅아이보이 도표를 계산했다.
“이런 식으로 가면 플이 3연 나와도 이상할 게 없군. 그런데 다음은 뱅커일 거요.”
“그렇게 생각하면, 그렇게 되지.”
돈본철은 이번에 테이블에 칩을 쌓았다.
플레이어 1,000만 원.
스기우라도 따라붙었다.
뱅커 1,000만 원.
딜링.
플레이어: 9
뱅커: 9
“타이!”
무승부였다. 칩은 그대로.
둘은 말없이 눈을 맞췄다.
그 사이 딜러는 슈를 흔들며 다음 카드를 준비했다.
타이 후의 흐름. 바카라의 정점
“타이 다음에는 연속 뱅커가 나올 수도 있다. 하지만 지금은 아니다. 이건 ‘죽은 슈’다. 플레이어가 여전히 살아 있다.”
돈본철은 계산을 끝냈다.
“올인 가시지요. 다음 한 판. 끝냅시다.”
돈본철: 플레이어에 3,000만 원
스기우라: 뱅커에 3,000만 원
카드가 펼쳐졌다.
플레이어: 4 + 4 = 8
뱅커: 6 + 1 = 7
“플레이어 승. 에잇 포인트 클리어. 도신 돈본철님 승입니다.”
스기우라는 말없이 자리에서 일어났다.
“오늘은 당신이 이겼소. 하지만 다음은 다를 겁니다. 슈 전체를 바꿔서라도 이겨드리죠.”
“이기든 말든. 난 슈가 아니라 사람을 읽는 놈이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