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신 돈본철》 제4화: 밑장 빼기의 밤 – 조작도 계산하는 사나이

부산 해운대, M카지노 지하 VIP 룸
새벽 3시 반. 폭우가 천장을 두드리던 그 밤, 카지노 보안팀장이 귀에 속삭였다.
“도신 돈본철님, B테이블에서 딜러 하나가 밑장 빼기 하다가 걸렸습니다. 중국계, ‘빈센조’란 놈인데, 지금 C룸에서 게임 띄우고 있습니다.”
도신은 테이블 위의 잔 칩을 정리하며 말했다.
“밑장을 뺄 땐 손보다 눈이 먼저 움직이지. 눈알 굴리는 타이밍 보고 있으면 패가 뭔지 다 보이거든.”
그는 몸을 일으켰다.
“데려가. 그 놈 밑장, 내가 직접 받아주지.”
C룸 – 빈센조의 테이블
빈센조. 이탈리아계 이름을 쓰지만, 사실상 상하이 출신의 전직 마작꾼이었다. 손기술로는 일가견이 있었고, 한국 원정 바카라판에선 “그림을 만드는 남자”라 불렸다.
그가 섞는 카드에는 ‘의도’가 있었다. 딜링마다 흐름이 살아났다. 플레이어 3연, 타이 한 번, 뱅커 4연... 어느 누구도 이상함을 못 느꼈다. 단 한 사람을 제외하면.
도신 돈본철.
“도신님, 앉으시죠. 룰은 동일합니다. 슈 하나. 당신과 나. 카드가 말하죠.”
“룰 하나 더 추가하지. 카드 던지다 손가락 걸리면, 넌 두 손목 다 꺾이는 거다.”
빈센조의 미소가 굳었다. 하지만 곧 회복하며 말했다.
“룰, 좋습니다.”
슈 시작
1회차: 플레이어
2회차: 플레이어
3회차: 타이
4회차: 뱅커
도신은 흐름을 파악하고 있었다. 하지만 슈는 이미 비정상적인 호흡을 내뱉고 있었다.
빈센조는 “2차 삽입형 밑장”을 쓰고 있었다. 첫 번째 덱에선 정상 셔플을 하고, 두 번째 덱은 결과가 정해진 카드 6장을 하단에 삽입해 타이밍을 조절하는 방식.
5회차 – 도신의 첫 베팅
“플레이어. 3000만.”
빈센조도 맞섰다. “뱅커. 3000만.”
딜링.
플레이어: 3 + 6 = 9
뱅커: 5 + 3 = 8
“플레이어 승!”
도신은 눈동자를 반쯤 감았다.
“지금 방금, 카드 잡는 손이 왼쪽으로 비틀렸다. 그건 정해진 패를 뽑았다는 뜻이다.”
그는 빈센조가 '다음 회차의 카드 구성을 미리 알고 있다’는 사실을 확신했다.
6회차 – 도신의 역습
이번엔 말없이 칩을 쌓았다.
플레이어에 6000만 원
빈센조는 예상했다. 플레이어가 뜬 다음은 ‘전환’이다. 그는 조작 카드의 뱅커 섹션을 믿고 칩을 밀었다.
뱅커 6000만 원
딜링.
플레이어: 4 + 5 = 9
뱅커: 2 + 6 = 8
“플레이어 승!”
그 순간 도신이 말했다.
“니가 깔아놓은 그림이 너무 완벽했어. 그래서 수상했지. 그림은 원래 삐뚤어야 진짜야.”
빈센조의 얼굴이 무너졌다. 그러나 도신은 말을 이었다.
“이제 마지막 회. 밑장질도 계산에 넣고, 난 이긴다.”
빈센조의 목을 건 한판
빈센조가 전재산을 걸었다. 뱅커에 1억. 조작 카드가 마지막으로 작동하는 구간이었다.
도신도 전부를 밀었다.
플레이어 1억 2천만
딜링.
플레이어: 8
뱅커: 8
“타이!”
순간 멈칫한 뒤, 도신이 조용히 말했다.
“타이는 이기지도, 지지도 않는다는 뜻이야. 넌 오늘 살아나가지만, 다음부턴 없을 거다.”
빈센조는 테이블에서 조용히 일어났다. 땀범벅인 셔츠가 그의 상태를 말해주었다.
도신 돈본철, 그날 밤 조작된 슈 속에서도 2억 4천을 벌어들였다.
"딜러가 판을 짜면, 난 그 판의 약점을 읽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