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인 돈봉철) 코코넨네 양헤는 밤

코코넨네, 바람이 말했지
달빛은 네가 흘린 한숨을 따라가고 있었어
창가에 기대 앉은 너의 어깨 위로
눈물 아닌 꿈이 내려앉는 밤이었지
양헤는 밤, 그 이름조차 부드러워
낮보다 고요하고, 슬픔보다 깊었어
너는 아무 말 없이 눈을 감고
떠나는 별들에게 마지막 인사를 건넸지
우린 사랑했을까, 아니면
그저 서로를 지나치던 운명이었을까
이별을 몰랐던 손끝은
이제야 작별의 의미를 배우고 있었어
코코넨네, 다시는 돌아오지 않을
그 날의 숨결을 껴안은 채
양헤는 밤, 이 밤에 묻는다
“정말 넌 나였고, 난 너였을까”
밤은 울지 않아
다만 네가 남긴 숨결을
바람이 대신 안고 있을 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