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인 동봉철) 또2또2 (4또님께 바치는 시) 1탄

또2또2가 왔다,
샛노란 고무장화에 번개무늬 파자마를 입고
길모퉁이 감자탕집에서
"여긴 내 영토야!" 외치며 우유를 주문했다
그(녀)는 웃었다, 아니 울었나?
눈에서 무지개, 입에서 휘파람
쌍코피는 예술처럼 흘러내렸고
주변 사람들은 박수를 쳤다
또2또2는 누구인가
남자도 여자도 아니면서
어제는 마트에서 꽃게랑을 고르다 울었고
오늘은 횡단보도에서 갑자기 줄넘기를 시작했다
신발은 왼쪽만 네 개
가방에는 냉동 꽁치와 사직서가 함께
자신을 소개할 땐 늘 이렇게 말했다
“또2또2는 그냥 또2또2야”
밤이면 달을 향해 손톱을 깎고
낮이면 구름에게 이름을 붙인다
가끔은 길고양이와 악수를 하고
때때로 바나나에게 고민을 털어놓는다
그리고 떠날 때는 꼭
무언가를 남긴다
-
이상한 인사 (안눙)
-
뾰족한 소리(뽀득 뽀득)
-
혹은 마음 한구석의 웃음 같은 것
또2또2는 다시 사라졌다
하지만 어디선가
"또2또2 왔다~" 하는 소문이
달빛에 실려 퍼져간다
그가 누구든,
그녀든 누구든,
혹은 그 이상이라도 —
우린 또2또2가 좋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