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인 동봉철) 오래전에 함께 듣던 노래가

오래전에 함께 듣던 노래가
문득 라디오에서 흘러나오면
나는 그 자리에 멈춰 서고 만다
귓가에 맴도는 멜로디보다
더 크게 울리는 건
너와 웃던 그날의 숨결이다
창밖엔 벚꽃이 흩날리고
네 눈동자엔 별이 뜨고
우린 서로의 어깨에 기대어
세상의 끝도 두렵지 않았지
이제 그 노래는
내겐 너 없는 계절의 입맞춤
손 닿을 수 없는 기억의 강물
나는 묻는다
어디쯤에서 너는 그 노래를 듣고 있는지
같은 구절에 아직도 눈물 짓는지
오래전에 함께 듣던 노래가
오늘도 내 마음에 흐른다
5월은 너의 거짓말
다시는 돌아올 수 없는
너와 나의 시간처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