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인 동봉철) 출석입니다

출석입니다
선생님이 이름을 부르실 때
나는 조용히 속으로 대답했다
출석입니다, 여전히 그 자리에 있습니다
책상은 낡았고
의자는 너 없는 무게로 가볍고
창밖엔 네가 좋아하던 나무가
벌써 세 번째 계절을 넘고 있다
처음엔 네 자리를 힐끗 쳐다보았고
그 다음엔 괜히 웃으며 넘겼고
이젠, 아무도 묻지 않는다
너의 빈자리를
하지만 나는 알고 있다
출석부 끝에 아직
네 이름이 선명히 적혀 있는 걸
그래서 오늘도
네가 빠진 번호에서
속으로 말한다
출석입니다, 나 대신
너도 오늘,
이 교실 어딘가에 있기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