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인 동봉철) 코코넨네

동봉철의 코코넨네
코코넨네…
그 말 한마디에
밤이 흔들리고,
동봉철의 가슴도 출렁였다
달빛은 유리창에 머물고
감방의 벽엔
계림숙의 그림자가
사라질 듯 떠 있었다
“코코넨네…”
그는 속삭였다
그 말은 언어가 아니고
기억이었다
군홧발에 짓밟히던 고요
무릎 꿇고 내뱉던 맹세
사람을 믿지 말라 배운 그가
단 한 사람을 위해
이름도 바꿨던 날들
담배 연기 사이로
그녀의 웃음이 흘러나오고
쇠창살 위엔
닿지 않는 봄이 걸려 있었다
코코넨네…
계림숙의 마지막 인사인지
봉철의 첫 고백인지
그는 끝내 모르겠다고
다만 그 밤,
세상의 모든 이별이
자신의 혀끝에 올라왔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