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인 돈봉철) 일요일 10분 남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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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요일 10분 남았네요,
탁상 위 시계는 조용히 등을 돌리고
조금씩
내게 등을 보이는 하루의 끝자락입니다.
정말 아무것도 안 했다고 말하기엔
빨래가 마르고
커피는 세 번 식었고
창밖 나뭇잎은 열두 번 흔들렸지요.
손에 쥐어본 것도 없이
시간은 손등을 스쳐 지나가고
문득,
주간계획표의 첫 줄이
날 기다리고 있는 걸 떠올립니다.
한 주의 시작은
언제나 이렇게
조금 후회스럽고
조금 다짐스럽고
조금 졸린 얼굴로 찾아오지요.
일요일 10분 남았네요,
이 짧은 틈에
당신은 무엇을 남기시겠습니까?
나는 가만히 앉아
지금 이 시를 적습니다.
다 지나간 오늘이
조금 덜 허전해지기를 바라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