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인 동봉철) 얼지마 죽지마 부활할거야

얼지 마, 죽지 마, 부활할 거야
가장 추운 말은
“괜찮아”라는 말이었다
떨리는 손끝으로 꾹 눌러 적으며
괜찮지 않다는 걸 숨겨야 했던 날들
눈은 멎지 않았고
햇빛은 등 돌린 채 떠났고
숨조차 얼어붙던 순간에도
너는 여전히 살아 있었다
얼지 마
아무도 손 내밀지 않더라도
네 안엔 불씨 하나 남아 있으니
누군가의 사랑이 아니더라도
너는 너로 뜨겁게 타오를 수 있으니
죽지 마
이 밤이 끝나면 새벽이 오고
이 계절이 지나면 꽃은 다시 피니
네가 꺾은 가지에도
어느 봄날 기적처럼
연둣빛이 스밀 테니
부활할 거야
모든 잃음과 울음이
너를 무너뜨리는 것이 아니라
너를 다시 세우는 발판이 되어줄 테니
그러니 버텨
눈물은 그저 물일 뿐
눈밭 속 씨앗을 깨우는 온기일 뿐
세상 끝 같던 그 날도
이제 곧 너의 시작이라 부를 날이 오리니
얼지 마
죽지 마
부활할 거야
반드시, 너는 다시 피어날 거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