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인 돈봉철) 「열반과 굿나잇」

이불은 오늘 하루의 무덤이었고
베개는 내 죄를 묵묵히 들어주었다
눈꺼풀은 천천히 닫히며
세상과 나 사이의 문을 닫았다
그리하여,
나는 말없이 열반에 들었다
욕망도, 빚도, 말다툼도
잠시 놓아두고
불 꺼진 천장에 마음을 접었다
굿나잇—
누군가는 사랑처럼 말하지만
나는 굿나잇을 도피처럼 중얼거렸다
다음 날이 오지 않기를 비는 기도처럼
허공에 머무는 먼지들,
꿈도 없이 묶인 손가락들
가장 깨끗한 침묵이
내 안을 닦아내는 밤이었다
이 밤의 끝,
어쩌면 그게
작고 조용한 열반일지 몰랐다
굿나잇,
내 안의 모든 죄와 숨에게
굿나잇,
내일이 없는 자처럼
돈본철은 이제 열반을 한다 (Dong Bong Cheol is NIRVANA in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