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인 동봉철) 돈본철의 코코넨네

어둠이 내린 골목 끝
조용히 스며드는 신발 소리 하나
봉철은 담배를 한 대 꺼내 물고
불빛 대신 달빛으로 불을 붙인다
사람들은 그를 잊었지만
그는 아직, 그날을 다 기억하고 있다
“코코넨네…”
작은 입술로 내뱉는 소리
한때 그의 곁에 누웠던 사람의 마지막 숨결처럼
희미한 불빛 속
누군가의 그림자를 닮은 길고 긴 외로움이
그의 뒷덜미를 붙든다
지나간 일들은 말이 없고
남은 것들은 죄처럼 무겁다
그러나 봉철은 다시 걷는다
언젠가 누군가 불러줄 그 이름을 기다리며
밤마다 되뇌이는 그 말,
코코넨네—
그건 슬픔이 아니라
돌아갈 곳 없는 사람의 기도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