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인 동봉철) 월요일 입니다

어김없이 돌아왔습니다
잠결을 깨우는 알람처럼,
이름만으로도
조금은 무거워지는 아침—
월요일입니다.
어제 입었던 마음을
다시 꺼내 입기엔
구겨진 구석이 많았고,
창밖엔
출근길을 재촉하는 구름이
하늘에 줄을 서고 있었습니다.
커피는 진해야 하고
말은 짧아야 하며
한숨은 들키지 않아야 하는 날.
그래도 문득
햇살이 어깨를 툭 치며
"또 시작이야" 라고 말할 땐,
이 하루가
단지 견디는 시간이 아니기를
조용히 바라게 됩니다.
월요일입니다.
누구에겐 숙제 같은 날,
누구에겐 도약 같은 날,
그리고 당신에겐—
조금 덜 피곤한 하루이길